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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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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으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지만 커피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 선물 시장에서는 인기가 많은 아라비카 커피 생두가 원유에 이어 코로나 여파로 급락세가 두드러진 대표적인 품목으로 꼽혔다. 카페들이 줄줄이 문닫고 커피 수급이 불안해진 탓이다. `글로벌 1위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도 매출이 급감해 고민인 가운데 `커피벨트`로 통하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대륙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바람에 농장들이 커피 생두(커피 콩) 수확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농업부(USDA)는 올들어 전세계 커피 소비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USDA에 따르면 2019년 마케팅연도(2019년10월~2020년9월) 전세계 커피 소비는 1억 6496만 1000자루(1자루=60킬로그램)로 직전 연도(1억 6500만 1000자루)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소비 감소 탓이다.

대표적으로 전세계 1위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지난 달 28일 발표한 `2020년 2분기(4~6월) 실적`을 보면 스타벅스의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줄어든 42억 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40억 7000만 달러)를 웃돌기는 했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매장 일시 폐쇄 여파로 매출이 가파르게 줄었다.

커피 소비는 스타벅스 같은 카페나 레스토랑 외에 가정 내 소비도 있다. 다만 가정 내 소비는 정확한 데이터를 찾기 힘들다. 런던 소재 커피 거래 전문 중개업체 매랙스스펙트론의 중개업자 스티브 폴라드는 WSJ인터뷰에서 "가정 내 소비는 슈퍼마켓에서 인스턴트 커피 구매량 등으로 추정해보는 수밖에 없는 데다 브라질같은 가장 큰 커피 생산·소비국에서도 소비 데이터는 일부만 있을 뿐이어서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가정 내 소비와 관련해 지난 30일 글로벌 식료품업체 네슬레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스턴트 커피 수요가 매우 탄탄했으며 특히 네스프레소 등 가정용 커피 제품 등이 온라인 판매 강세를 보이면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면서 "자사 브랜드 커피메이트와 스타벅스와 손잡고 만든 인스턴트 커피 음료가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커피 소비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해외 선물 시장에서 커피 콩 가격이 종류별로 온도차가 크다는 점이다. 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아라비카`선물은 올해 들어 가격이 8.91%급락했다. 이날 아라비카 9월물은 1파운드 당 116.7 달러로 직전 거래일보다 1.89%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같은 날 런던상품거래소에서 `로부스타` 선물은 올해 들어 가격이 2.60%떨어져 아라비카에 비해 낙폭이 작았다. 3일 로부스타 9월물은 직전일과 마찬가지로 1메트릭톤 당1348.0달러에 거래됐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낙폭 차이가 큰 데 대해 WSJ은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커피에 대한 취향이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라비카를 주로 사용하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문을 닫으면서 이들의 생두 수요가 줄어든 반면, 사람들이 집에서 홈카페를 즐기면서 로부스타 소비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라비카는 부드러운 향과 다양한 산미·고소함을 자랑해 사람들이 선호하는 종류다. 전세계 커피 생두 거래량의 60%를 차지하며 이른바 스페셜티로 불리는 고급 품종으로 개량되기도 한다. 스타벅스 같은 대형 커피 전문점 외에 소규모 독립 카페들이 다양한 아라비카 스페셜티를 쓴다. 반면 투박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로부스타는 비교적 저렴한 품종으로 알려져있다. 동결 건조 인스턴트 커피나 네스프레소 같은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용 원두 커피 재료로 쓰이는 식이다. 아라비카는 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대륙에서 생산하고 로부스타는 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생산한다.

한편 공급 측면에서는 특히 중남미 커피 농장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전세계 1위 커피 생산국이자 아라비카를 주로 생산하는 남미 브라질이 오는 10월 이후 생두 대량 출하를 앞두고 있다. WSJ은 브라질이 오는 10월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인 6800만 자루를 시장에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USDA가 추산한 2020년 마케팅연도(올해 10월~2021년 9월) 1억 7608만 5000자루 중 38%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은 5~10월 즈음이 커피 열매 수확기다.

브라질이 대량 수확을 앞둔 가운데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 소규모 커피 농장들은 가격만 걱정인 게 아니다. 차별화를 위해 스페셜티 커피 생산에 나섰지만 코로나 사태가 찬물을 끼얹은 탓이다. 수요 측면으로 보면 스페셜티 커피는 경매를 통해 소량만 특정 카페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싱가포르, 호주 등 독립 카페가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으면 농장도 매출 영향을 받게된다.

공급 측면에선 당장 수확 작업이 고민이다. 콜롬비아 안티오키아 주에서 `산타바바라` 가족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페드로 에차바리아 씨는 지난 달 17일 호주 뉴데일리 인터뷰에서 "커피 수확철에는 15만명의 노동자들이 전국 농장을 돌아다니면서 열매를 수확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주민 노동자들의 이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사람 구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스페셜티 커피는 열매를 잘 골라내야 하기 때문에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까다로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농장으로서는 노련한 노동자들이 필요하지만 코로나 탓에 국경 이동 제한도 강화되다보니 숙련된 이주민 노동자들을 구하기가 어려워 고민이라는 얘기다. 어렵게 사람을 구하더라도 사람이 한 데 모일수록 코로나 감염 위험이 커진다는 점도 걱정이다.

콜롬비아 커피 열매 수확기는 3~6월, 9~12월로 크게 두 번이다. 다만 이런 저런 문제로 커피 수확이 늦어지면 커피 열매가 땅에 떨어져 `커피 딱정벌레` 같은 해충을 끌어들인다. 벌레가 커피 열매에 이어 공들여 키운 스페셜티 품종 커피 나무까지 갉아먹으면 다음 해 농사도 허사로 돌아간다. 런던에 본사를 둔 DP웨이크필드의 프리실라 다니엘 수석 커피 거래자는 WSJ인터뷰에서 "콜롬비아나 코스타리카의 소규모 커피 농장들은 특히 노련한 이주민 노동자에 의지하기 때문에 작업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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